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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17, 2020

[차 없는 날] 도심 이벤트 늘려 걷는 즐거움을 - 광주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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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의 프라하 구 시가지. 캐리어도 고장 날만큼 울퉁불퉁한 길임에도, 차량의 방해 없는 통행이 가능하고 중세의 모습과 펍(Pub)들이 이벤트로 다가와 몇 시간을 걸어도 질리지 않는 곳으로 사랑받고 있다. 
체코의 프라하 구 시가지. 캐리어도 고장 날만큼 울퉁불퉁한 길임에도, 차량의 방해 없는 통행이 가능하고 중세의 모습과 펍(Pub)들이 이벤트로 다가와 몇 시간을 걸어도 질리지 않는 곳으로 사랑받고 있다. 

자동차 없는 날(Car-Free Day)은 1997년 프랑스에서 자동차 증가가 초래한 환경 파괴를 예방하고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도심에서는 승용차를 타지 맙시다(In town, without my car)’ 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시작됐다. 2000년, 유럽 위원회가 매년 9월 22일을 자동차 없는 날로 지정한 이후 세계 여러 도시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부터 서울과 대구에서 시민단체 주도로 ‘차 없는 날’행사가 이어지다가, 2007년 서울에서 최초로 공식화 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광주에서도 2005년 금남로 일원(금남공원~전일빌딩 구간)에서 일시적인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추진 후, 매년 9월 ‘세계 차 없는 날’을 맞아 많은 행사들을 펼치고 있다. 금년에도 친환경 교통주간(9월 14일~25일)을 지정하여 ‘기후 위기 대응 생태교통 찾기’를 슬로건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벤트 밀도 높이면 걷는 즐거움 체감

‘차 없는 날’은 도심의 차량 통행을 줄이는 것이 목적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도시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도시는 인구 집중으로 통행 패턴이 복잡 다양하며 이동성, 접근성, 편리성 등 통행 편의를 추구한 결과 차량이 급증하고 있다. 차량 증가는 교통 체증,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오염, 교통사고, 통행 장애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 통행을 금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차량이 도시 구성 요소 중 가장 중요한 도시인의 통행을 거의 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통수단은 도시의 발달과 공간구조의 변화, 사람들의 공간인지와 활동 범위를 바꾸는 주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차량 통행량 감소 정책과 도심 공간의 이벤트 추진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예컨대 체코의 프라하 구 시가지는 캐리어도 고장 날만큼 울퉁불퉁한 길임에도, 차량의 방해 없는 통행이 가능하고 중세의 모습과 펍(Pub)들이 이벤트로 다가와 몇 시간을 걸어도 질리지 않는 곳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처럼, 도심 공간을 보행하고 싶은 곳으로 변화시켜 통행자가 차량보다는 도보를 통행수단으로 선택하도록 하면 어떨까? 이를 위해서는 도심 공간에 대한 이벤트 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벤트 밀도를 높인다는 것은 지역의 자연 발생적 문화와 환경을 기반으로 골목, 도로 등을 싸목싸목 걸으며 이동하는 보행자 선택 경우의 수를 늘리는 것이다. 또 도심 재생 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통행 편의와 함께 지역의 역사, 자연 지형 등을 반영해 이벤트 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승용차 통행을 줄이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은 공간 이동 시 통행 속도를 관리하는 것이다. 승용차는 강제 정지 지점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므로 공간의 이벤트를 감지할 여유가 없다. 

통행 속도 관리해 이벤트로 유인을

무등산 정상 개방 시기처럼 너무 느린 보행속도(4km/h 미만)는 통행 장애요인으로 인식돼 보행자를 유인하지 못한다. 그래서 약 4km/h의 보행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 제공과 적정 보행 공간의 확보가 필요하다. 서울 홍대 거리가 테헤란로에 비해 이벤트 밀도는 약 4배 높은 반면, 통행 속도는 약 4배 낮아 보행자에게 더 많은 호감을 준다는 연구에서 공간 속 이벤트와 통행 속도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우리시에서 추진한 금남로 일원의 차량 진입 통제는 도심 속 넓은 차로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체험하면서 부담없는 속도로 걸을 수 있는 기회였다. 앞으로 상무지구, 금남로 일원 도로 주변에 이벤트를 추가하고 도심 내 차로를 줄여 뉴욕 록펠러 센터의 선큰가든처럼 레스토랑과 길거리 공연장을 만들면 어떨까? 도심 공간에서 차를 줄이는 대신 사람이 행복해야 할 공간으로 차로를 활용하는 대체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금년 ‘차 없는 날’에는 시민들이 적당한 보폭으로 도심을 걸으며 평소 승용차로 스쳐 지나갔던 이벤트들을 자신만의 속도로 느껴보는 기회를 가져보길 권한다.

필자도 이번 ‘차 없는 날’ 출근길에 상무지구 ‘어깨동무 길’을 걸으면서 그동안 놓쳤던 풍경들을 살펴보고, 각기 다른 새 소리에 취해보리라. 내가 사는 도시 ‘광주’를 더 깊게 알아보고, 이 도시에 감사하면서.

김형민<광주도시철도공사 기획조정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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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8, 2020 at 04:4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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