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차기 한ㆍ미연합사령관으로 폴 라캐머러(57) 미 태평양육군사령관(대장)을 지명한다는 계획을 최근 한국에 통보했다.
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일 이 같은 내용을 국방부와 외교부에 외교 경로를 통해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국방부는 조만간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미연합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을 겸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소식통은 “미국은 통상적(traditional)인 인사이동이라며 연합사령관 교체 배경을 한국에 설명했다”며 “내년 1월 미 행정부가 바뀌어도 지명자를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임 라캐머러 사령관 지명과 관련,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측과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 이후 변동이 없다면 전례를 볼 때 미 의회는 내년 2~3월 라캐머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인준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지난 2019년 태평양육군사령관에 취임해 한국과 일본, 괌ㆍ하와이 등의 미 육군 작전을 관할했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차기 연합사령관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빈센트 브룩스 전 연합사령관도 태평양육군사령관 출신이었다.
라캐머러 지명자는 비정규전과 급변사태 대응 전문가다. 미 국방부가 그를 발탁한 이유 중의 하나라는 분석이다. 그는 제18공수군단장과 이슬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 임무 맡은 국제연합군 사령관(CJTF-OIR)을 거치면서 특수전 작전 경험을 쌓았다.
현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유사시 미 본토에서 현역과 예비역, 주방위군을 모아 전쟁터로 보내는 전력사령관을 맡았던 경력이 있다.
라캐머러 지명자는 올 1월 라이언 매카시 미 육군장관의 방한 때 동행해 당시 육군참모총장이던 서욱 국방부 장관을 만났다.
그는 군 안팎에서 “전형적인 야전군인으로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주변의 조언을 잘 듣는 합리적인 지휘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평소 지휘 철학으로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한다.
한편 미국은 인도·태평양사령관(인태사령관) 교체 계획도 한국에 통보했다. 미 국방부는 차기 인태사령관으로 존 아퀼리노 태평양함대사령관 지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인태사령관은 한국을 비롯한 태평양 지역 전반을 책임지며 특히 대중국 봉쇄 전략의 핵심 요직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대사 취임 전 태평양사령관(현 인도·태평양사령관)을 거쳤다.
박용한 기자 park.yonghan@joongang.co.kr
December 04, 2020 at 03:00AM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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